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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정리집

'월 1억 버는 법', 진짜일까?

by taskey 2025. 1. 1.

 

 

"세상에 공짜는 없다" 

 

한강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듣고, 서점으로 오랜만에 찾아간 날이었다. 대체로 책을 읽고 싶을 때는 도서관에 가는 편이지만, 집에서 차분히 독서하고자 책을 구매하였다. 그런데 참 기묘한 광경을 목격했다. 많은 사람들이 경제경영 베스트셀러 칸 쪽에 모여서 책을 집어들고 있던 것이었다. 내가 모르는 놀라운 책이 발간되었나 싶어서 그쪽으로 가보았는데, 그런 것은 없었고 평범한 경제 도서들 뿐이었다. 부동산, 코인, 주식 등등 돈 버는 법에 관한 도서가 많았다. 요즘 청년들이 돈 벌기 힘들다던데 그것 때문에 그런가 싶었다.

 

집으로 돌아온 후, 아무래도 찜찜한 게 남아 있어 인터넷으로 들어가 베스트셀러들을 검색해보았다. 음... 아무리 생각해도 전부 별반 다를 바 없는 도서들이다. 그저 세부적인 내용만 다르지 전부 다 말하는 바가 똑같은 책들인 것 같았다. '나를 따라하면 월 몇 천만원은 금방 벌 수 있어!' 어느 정도는 진실이라 할 지라도 책을 통하여 돈을 원하는만큼 버는 사람은 1만명에 1명 꼴도 힘들다고 본다. 내용이 사실이라면 세상 대부분이 진작에 월 억은 기본으로 버는 사람들만 존재했을 것이다.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서점에서 보았던 사람들은 이 책으로 돈을 벌 수 있다고 확신하고 구매한 것일까? 그 정도로 순진한 사람들도 몇 천 명은 있겠지. 아니면 한 줌의 희망을 가진 채 속는 셈 치고 구매한 것일 수도 있겠다. 이유가 뭐가 되었든, 사람들이 이 '부자 되는 법'에 관한 도서를 구매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일까?

 

오래 고민해도 답이 나오지 않자, 포괄적으로 돌아가서 사람들이 책을 사는 이유부터 생각해보았다.

 

' 교훈을 얻고 싶어서' 

 

권선징악이 그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재미를 얻고 싶어서' 

 

옛 조선 시대에는 놀 거리가 없어서 책을 유희거리로 여겼었다.

 

'지식을 얻고 싶어서'

 

비문학 도서를 읽는 가장 큰 이유이겠다.

 

이 밖에 여러 이유들이 떠올랐고, 그것들의 공통적인 특징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

 

작가들은 책으로 판매한 수입을 통하여 생활을 한다. 책을 팔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 그들은 자원봉사자가 아니다. 그렇다면, 부자가 되는 책을 구매하는 사람들은 무슨 이야기를 듣고 싶어할까. 

 

'나는 부자가 되고 싶다'

 

그러한 결핍과 갈망을 가지고 그러한 책을 구매하는 것일 터이다. 자 그러면 이런 소비자를 위하여 작가들은 무슨 이야기를 써야 할까. 

 

'당신도 부자가 될 수 있다.'

 

한 가지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돈에 관한 책은 부자가 되는 법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이 책만 읽으면 내일 당장이라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느낌을 파는 것이다. 이것을 읽는 사람들의 불안을 가져가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자기계발도서와 같았다. 자기계발도서를 읽는 사람들 또한 그들이 진정으로 삶이 달라지고 싶어해서 사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자기계발도서를 구매하는 사람은 자기계발하는 법보다 내일의 나가 달라지는 상상에 취해 도서를 충동적으로 구매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실천하지 않기에, '책을 읽는 자신'에 심취하여 현실로의 도피를 하는 것 같다. 사람들은 그러한 기분을 얻고 싶어한다.

 

또한 어느 날에는 유튜브에서도 이와 비슷한 영상 - 월 1억을 버는 법 - 과 같은 영상을 본 적이 있다. 구글 에드센스 수익 얻기에 관한 영상이었다. 나도 혹시? 하는 마음이 들어서 블로그 관리를 시작해보고 포스팅용 글 몇 개도 작성해 보았었다.(카테고리 - 기타에 있는 것들) 그러나 며칠 후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아 치우고, 나의 생각을 저장하는 기록용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 글 또한 이와 같은 이유로 작성되는 것이다. 

 

돌아와서, 다시금 유튜브나 SNS를 돌아다니며 월 몇천씩 버는 영상들을 찾아보았다. 그러다 발견한 공통점이 있는데, 영상에서 말하는 월 N원의 대부분은 '매출'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어떻게 보면 마케팅이고, 어떻게 보면 교묘한 방식이라 할 수 있겠다. 그 영상들이 밝히지 않은 매출에서 지출을 제외한 순이익 자체는 일반적인 직장인과 다를 바가 없었다. 월 1억을 버는 업종이라 하여도 인건비, 관리비 등 이것저것을 제외한 순이익 자체는 몇 십만원 밖에 안 남는 경우도 허다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하였지만, 실제로 확인하니 조금 허탈한 감정도 있었다. 많은 노력 없이 돈을 버는 방법이 있음에 설렜을 지도 모르겠다. 

 

'돈'이라는 것은 자본주의 세상에 있어 권력을 상징한다. 돈이 많을수록 권력이 많고, 적을수록 권력이 없다. 돈은 또한 성공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돈을 많이 벌어야지만 성공했다 말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실패한 사람이라 치부되기 싶다. 그만큼 사람들은 돈을 향한 갈망이 커지고 있다. 그 수요를 충족시켜주는 방법은 이미 인터넷과 서점 등에 다 퍼져있다. 돈을 벌기 가장 쉬운 시대이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는 없듯이 쉬운 마음가짐으로 한다면 결과 또한 쉬울 것이다.

 

세상이 한 층 더 밝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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